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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여행

다시 새롭게, 사랑해 지선아

by 춈덕 2023. 6. 1.

여행으로 즐기는 세상

독서여행

 

  "어젯밤 11시 반쯤 서울 한강로 1가에서 만취 상태의 운전자가 몰던 갤로퍼가 마티즈 승용차 등 여섯 대와 추돌했습니다. 이 사고로 마티즈 승용차에 불이 나서 차에 타고 있던 스물세 살 이 모씨가 온몸에 3도의 중화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갤로퍼 승용차 운전자는 혈중 알코올 농도 0.35퍼센트의 만취 상태였습니다."

 

2000년 7월 30일, 음주운전 사고 뉴스 소식의 주인공은 책의 저자입니다. 온몸의 3도 중화상으로 소생 가능성이 없다는 의사의 진단이 내려졌지만, 기적적으로 그녀는 살아났습니다. 하지만 사고 후에 따르는 후유증은 또 다른 고통의 삶을 저자에게 안겨줍니다. 차라리 죽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말을 할 정도로의 상처를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저자의 이야기가 담긴 책이에요. 희망과 빛이 없는 이들에게 한 줄기의 빛이 되어주는 책이 되었다는 <다시 새롭게, 지선아 사랑해>를 읽었습니다.

< 다시 새롭게, 지선아 사랑해 / 이지선 / 문학동네 >

 

저자가 사고 한 달 전 텔레비전에서 호상 환자의 현실에 대한 프로그램을 어머님과 함께 시청하다 어머님께 말했데요.

 

"저러고 어떻게 살아... 저건 사는 게 아니다..."

 

한 달 후 저자에게는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고, 후에 텔레비전에 나왔던 환자와 같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됩니다. 어느 날 그 환자와 마주친 저자는 터져 나오려는 울음을 겨우 참았다 합니다. 처음 TV 속의 환자를 볼 때만 해도 '저러고 사느니 죽는 것이 낫다'는 생각을 했는데, 직접 마주한 환자보다 자신의 모습이 더욱 험악했다 해요.

 

사람들이 저자를 쳐다보는 시선과 생각을 이해한다 해요. 사고를 당해보니 그제야 왜 그런 생각이 드는지 알게 된 것이죠. 하지만 생사의 갈림길에서 살아 돌아와 다시 얻는 삶을 그렇게 쉽게 저버릴 수는 없는 것이었어요. 죽을 만큼 괴로운 날들이지만 그 속에서 저자는 자신이 몰랐던 평소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어요.

 

10개의 손가락과 손톱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관절이 왜 구부러지는지, 건강한 피부가 얼마나 중요한 기능을 하는지 등 온몸으로 깨닫게 됩니다. 고통의 시간이지만 이젠 소중한 경험과 시간이 되었다는 저자는 어떤 누구의 삶이든 충분히 존중받아야 할 가치가 있다 말합니다.

 

저는 타인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않으려 노력해요. 그 사람의 상황과 입장을 모르기 때문이죠. 제겐 포기하고 싶고 귀찮은 상황이 있을 수 있지만, 상대에겐 그 순간이 자신만의 전쟁이고, 나름의 이겨내는 방법일지도 몰라요. 그래서 말과 행동을 조심하려 하지만, 가끔 실수를 할 때 있어요. 그때마다 반성을 하지만 여전히 어려운 것 같아요.

 

P51

그 누구도 그 어떤 삶에도 '죽는 게 낫다'는 판단은 옳지 않습니다. 힘겹지만 오늘의 소중함을 알고 오늘을 살아내는 인생을 뿌리째 흔들어 밟는 그런 생각은, 말은 옳지 않습니다. 틀렸다고 분명히 말하고 싶습니다.

 

저러고도 살 수 있을까?

 

네, 이러고도 삽니다. 몸은 이렇지만 누구보다 건강한 마음임을 자부하며, 이 몸이라도 전혀 부끄럽게 여기지 않도록 사랑해 준 가족들에게 감사하며, 이런 몸이라도 '네가 필요하다. 너를 쓰겠다'하신 주님의 이름을 높여드리며...

 

네! 저는 이러고도 삽니다. 이러고도 날마다 새로운 꿈을 꾸며,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어느 날 저자는 어머님과 누워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어머님께 질문합니다.

 

"엄마, 나랑 엄마랑 바꿀 수 있다 하면, 엄마는 바꿀 수 있어?"

 

"그럼. 주지. 전신마취만 하면 되는데, "

 

"아니 그런 거 말고 완전히 바꾸는 거 말이야, 엄마 인생이랑 내 인생이랑..."

 

"그럼 지선아, 천 번 만 번 바꾸지, 할 수만 있는 거라면 엄마는 천 번이고 만 번이고 바꿀 수 있어."

 

더 이상 말을 이을 수가 없었습니다. 눈물이 나서,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어서... 그냥 그렇게 돌아 누워 엄마의 사랑에 감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부모님 사랑은 그런 것 같습니다. 자식이 힘든 길, 아픈 길 갈 때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천 번이고 만 번이고 대신해주고 싶은 마음. 그게 부모님 마음 안에 담긴 '사랑'인가 봅니다. 저는 그 사랑 때문에 이렇게 숨 쉬고 삽니다.

 

20살부터 33살까지 집을 나와 혼자 살았어요. 가출이 아니에요. 대학교 기숙사 생활과 자취를 위해 떨어져 살고, 졸업 후에는 직장생활로 지방, 해외에서 살게 되었어요. 그러다 잠깐 본가에 들어가서 살다 나온다는 것이 몇 년째 나오질 못하고 있어요. 집이 너무 편하거든요. 하지만 다 좋은데, 딱 하나 어머님의 잔소리에 '언제 독립하지?'라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어요.

 

"밥은 챙겨 먹고 일하냐? 또 빵 먹은 거 아니냐? 면말고 밥을 먹어야 힘내서 일하지."

 

어머님은 저만 보면 밥 먹었냐는 말을 하십니다. 그러면 저는 밥을 너무 잘 먹어서 문제니 걱정하지 마시라 해요. 하지만 매번 되풀이되는 어머님의 질문에 짜증을 낼 때도 있어요. 한, 두 살 먹은 아이도 아닌 마흔이 다 되어가는 자식인데 마치 어린아이처럼 대하는 어머님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짜증이 난 경우 있어요. 그런데 제가 아무리 짜증을 내어도 어머님을 다 받아 주십니다. 그리고 또 챙겨주십니다.

 

음식을 먹어도 본인 보다 제 그릇에 맛있는 부위를 주려 하시고, 장을 보러 가셔도 어머님이 좋아하시는 음식보다 제가 좋아하는 음식 위주로 장을 보십니다. 그런 사랑을 너무 당연히 받고 자란 것 같아요. 하지만 알고 있어요. 어머님의 걱정과 행동들이 자식에 대한 사랑이니까요. 저와 제 동생을 향한 사랑의 방법 중 하나가 잔소리임을 아니까요. 그래도 가끔은 어머님이 잔소리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조금은 있답니다.

 

하루는 동생, 어머님과 길을 걷다 몸이 불편한 분이 저희 곁을 지나갔어요. 그 사람이 지나가자 어머님께서 저희에게 말씀하십니다.

 

"아이고, 몸이 저렇게 불편한데 어떻게 다니냐"

 

그런 어머님께 동생이 화를 냅니다.

 

"엄마, 그런 말 하지 마세요. 혹시나 저분이 들으면 엄청 큰 실례라고요. 그런 생각이 들더라도 저 사람이 안 보이는데서 말하거나 혼자 생각하시라고요."

 

어머님께서는 저 사람이 걱정되어서 하는 말씀이라 했지만, 동생은 그분들에 대해 걱정하지 마라 합니다. 정말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 아닌 이상은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이 그분들을 돕는 것이라고요.

 

제 동생은 사회복지학과를 졸업했어요. 그래서 대학생 시절 교육과 실습을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이미 달랐어요. 동생 덕분에 저 역시 장애아동을 돌보는 봉사활동과 때론 과외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어요. 그리고 그곳에서 만나는 부모님들께 몸이 불편한 사람들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과 인식에 대한 이야기를 듣곤 했었어요.

 

많은 분이 같은 말을 하셨어요. 신경을 쓰지 마라고요. 우린 매일 길을 걸으면 수많은 사람을 지나쳐 갑니다. 하지만 일일이 그 사람들을 돌아보고 신경 쓰지 않아요. 장애인 역시 마찬가지예요. 70억 인구, 모두 달라요. 그냥 나와 조금 다를 뿐 모두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동정 또는 호기심은 생길 수 있지만, 사람을 앞에 두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하거나 빤히 쳐다보는 행동은 상처를 만들어 준다는 것을 저는 알고 있어요.

 

P180

알고 있습니다. 저를 왜 그렇게 쳐다보는지... 저는 사람들과 아주 다릅니다. 좋게 말해 아주 특별하지요. 저도 예전에 평범할 때는 겉모습이 특이한 사람들을 보면 지나가다 뒤돌아 보기도 하고 '왜 저렇게 됐을까?' 궁금해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요, 그처럼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행동이 알고 보니 저와 같은 장애인을 가장 아프게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위축되게 만들고 더 가리고 싶게 만듭니다. 제 상처는 다 가려지지도 않고, 또 부끄러운 것도 아닌데 사람들의 시선이 제 몸을 부끄러운 것으로 만듭니다.

 

제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 뒤돌아 보지 마세요. 그리고 제발 속으로만 생각하세요. 여러분이 무심코 던지는 짧은 말과 몇 초간 머무르는 시선, 그리고 '쯧쯧쯧' 혀 차는 소리가 이 나라 장애인들을 집안에 가두고 있다는 사실, 잊지 말아 주세요.

 

 

  누구에게나 사고는 발생할 수 있고, 누구에게나 가슴 일이 발생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그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자신과 주변의 도움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알게 되었어요.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저는 이지선 저자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리고 누군가에게 희망의 빛이 되어주고 있는 저자의 모습에 저 역시 힘을 냅니다.

 

현재 자신의 삶이 어렵고 힘들다 불평하는 분들이라면, 새로운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면 에세이나 자서전을 많이 읽어 보라 권하고 싶어요. 이런 책을 통해 자신 삶이 조금은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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