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으로 즐기는 세상
독서여행
제가 매일 챙겨보는 블로그가 있어요. 김민식 작가님의 '공짜로 즐기는 세상' 블로그 입니다. 2012년 도서 <PD가 말하는 PD>에서 작가님이 쓰셨던 부분의 글을 읽곤 너무 재미 있어 작가님을 찾아보게 되었어요. 그 당시에는 MBC에 근무하신 PD님이셨어요. PD님의 블로그 글을 통해 저는 자신감과 제 삶의 방향을 잡기도 했을 만큼 블로그를 열심히 읽었어요. 그리고 매년 출판한 PD님의 책도 꼭 읽고, 직접 강연을 찾아가기도 했었죠.
PD님의 글은 언제나 재미있고, 쉽게 이해되었어요. 그래서 저는 글을 쓴다면 PD님처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글 연습도 하고 있어요. 그런 PD님의 블로그가 1년 전 중지 되었습니다. 한겨레에 기고한 글이 논란이 되었어요. 이 사건으로 PD님은 블로그, 유튜브 등 모든 활동을 중지합니다. 그리고 어떤 일이 있어도 버티고 싸웠던 MBC를 퇴직하셨다 해요. 그렇게 1년간의 시간 동안 조용했던 작가님의 블로그에 글이 하나씩 올라오기 시작했어요.
1년만에 돌아 온 PD님은 이제 PD라는 직업은 내려 놓으셨고, 작가라는 타이틀로 다시 대중 앞에 서게 되었어요. 그리고 블로그의 주제는 '외로움'. 1년 여간의 반성과 자기성찰 등을 통해 작가님이 마주한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 역시 곧 출판이 된다는 소식이 있었어요. 그리고 출판과 동시에 읽은 김민식 작가님의 신간 <외로움 수업> 입니다.
<외로움 수업 / 김민식 / 생각정원>
작가님의 글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점 중의 하나는 공부를 많이 하신다는 것이었어요. 자신이 모르는 분야에 발을 들일 때마다 관련된 많은 도서를 읽고 자신의 생각과 글로 만든다는 점있죠. 쉰이 넘은 나이에도 끊임 없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수 있는 이유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기 때문이래요. 남들보다 늦게 시작하는 만큼 부족한 부분은 공부를 통해 채워 나간다 하십니다. 작가님의 이런 생각을 엿볼 때 마다 참 멋지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저 역시 전공과 전혀 관련 없은 영상제작이라는 진로를 결정 했을 때 주변에서 많은 걱정이 있었어요. 남들은 취직해야할 나이에 새로운 분야를 택했다는 것이 늦었다 생각하는 분이 많았어요. 하지만 저는 영상제작이라는 것이 너무 하고 싶었고, 지금 하지 않으면 계속 후회가 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1년 정도야 늦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영상제작 관련 학원을 알아봤고, 국비 지원으로 영상제작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았어요.
6개월간 받은 영상제작 수업은 제가 영상제작업을 시작하기 전 택한 선택중 가장 잘 한 선택이었어요. KBS 출신의 선생님들께 이론부터 실기까지 제대로 된 기초를 배웠기 때문이에요. 11년간 뉴스부터 정보성프로그램, 홍보영상 제작 등 다양한 영상을 제작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초덕분이었어요. 지금도 영상 제작에 기본이 되고 있고, 제가 배운 수업과 노하우를 더해 후배들에게도 도움을 주곤 했어요.
영상 제작을 한지 11년째, 저는 영상제작 회사를 퇴사했어요. 몸상태가 좋지 않아 제작을 하기엔 몸에 무리가 많이 따랐거든요. 그래서 요즘은 영상제작은 알바식으로 가볍게 하며, 새로운 직업으로 직종 전환을 했어요. 또 다시 완전히 다른 직업이기에 걱정도 있었어요. 하지만 뭐 또 공부하면서 익히면 된다는 생각으로 공부하며 일하는 중이에요. 외로운 도전이고 남들이 보기엔 팔자 좋은 소리라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저만의 사정이 있으니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제 길을 가 보려 합니다.
(82쪽)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 환영받는 느낌을 받은 적은 없습니다. 가장 큰 복병은 주위 사람들이죠. 한 번 사는 인생, 내 인생을 내가 살지, 남들이 대신 살아주지 않아요. 누가 그러거나 말거나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도전해 봐야죠.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 직접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고요. 부족한 점이 있다면 그걸 공부로 채우면서 나아지는 겁니다. 100세 시대에 우리는 나이 70, 80에도 무엇인가를 해야해요. 세상이 계속 바뀌니까요. 하고 싶은 걸 지속하려면 계속 배우며 도전해야해요. 주위 사람들이 나의 꿈, 나의 도전을 지지해줄 것이라 기대하지 맙시다. 분명 외로운 도전이겠지만, 세상의 욕망에 휘둘리며 살아온 자신에게 한번 더 기회를 주려면 고독을 견딜 각오를 해야겠지요.
1년 독서량 평균 200권. 김민식 작가님은 MBC 피디로 근무 시절 1년에 독서를 200권이나 할 정도로 책을 많이 읽었다 합니다. 술, 담배를 할 시간에 책을 읽고, 힘이 들거나 생각이 많으면 책을 읽을 정도로 책을 좋아한 작가님. 하지만 이런 작가님도 1년의 자숙 기간 중 책을 읽기 힘들었던 시기가 있었다 합니다. 이런 작가님에게 새로운 활력소가 된 것은 다름 아닌 '게임'이라는군요. 현실을 조금은 피하고자 시작했던 게임속에서 위안을 얻을 뿐 아니라 가족과 함께 게임을 할 수 있어 딸과의 대화거리가 풍성해질 수 있었다 해요.
대부분 게임이라 하면 게임중독, 폭력성을 떠 올려 게임을 멀리하는 것이 대부분이죠. 하지만 작가님이 시작한 게임은 아이와 함께 취미생활을 공유하고, 가족간의 대화를 풍성하게 만들 정도로 게임의 긍정적인 면을 보여주기도 했어요. 이덕에 작가님은 아이로부터 많은 위안은 받았다 합니다.
저는 한 달 독서량이 평균 10권 정도 됩니다. 아직까지 많이 읽는 편은 아니지만, 작가님의 영향력을 많이 받은 편이에요. 힘이 들거나 생각이 많을 땐 어느 순간 책을 읽게 되더라고요. 처음에는 시간을 보내기 위해 읽던 책이 집중을 하게 되는 그런 경험 없으신가요? 하지만 저 역시 책이 항상 즐겁지만은 않더라고요. 한동안은 제 삶이 너무 싫고, 짜증도 나 모든 것이 부정적이던 시기가 있었어요.
마음의 치유를 위해 책을 읽는다? 솔직히, 저는 그렇게 안되더라고요. 책을 읽어도 온갖 생각에 분노와 짜증이 밀려와 책을 집어 던진 적도 있어요. 해결방안을 찾고 싶지만, 쉽지 않던 시기에 제가 접한 것이 바로 '운동'이었어요. 동네 헬스장을 등록해 짜증이 나거나 화가 날때면 운동을 했어요. 무거운 기구를 들거나, 아니면 런닝을 걸었어요. 머릿속에는 오늘 운동량을 채운다는 횟수 생각 뿐이었죠.
운동을 시작한지 6개월, 평일 저녁은 매일 운동을 하니 변화가 생겼어요. 먼저, 몸의 변화가 많이 생겼더라고요. 밋밋하기만한 몸에 굴곡이 생겼어요. 배만 뽈록했던 과거와 달리 몸 좀 좋아졌다는 소리 요즘 좀 들어요. 함께 운동하는 분들도 생겨 인간관계의 폭도 조금 넓어졌어요. 언제부터인지 더이상 화가 나지 않았어요. 화를 낼 시간에 운동을 더 한다는 그런 생각 때문일까요?
그리고 12월부터 다시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어요. 몸이 건강해지니 자존감과 자신감이 올라갑니다. 그렇게 되니 마음의 여유가 생기더라고요. 이 여유는 다시 책을 읽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 중이에요. 최근에는 수영을 등록했어요. 몇 년 전부터 하고 싶어했지만, 이런 저런 핑계로 미루던 일인데 과감히 등록했고 요즘 새로운 취미에 빠져들고 있어요. 책도 좋지만, 때론 다른 활력소를 찾는 것도 자신을 위해 좋은 일이라는 것을 깨달은 반년이었습니다.
(89쪽)
힘들 때면 책에만 매달린 적이 많았어요. 책조차 읽기 힘들었던 시절, 뜻밖에도 게임에서 큰 위안을 얻었죠. 마음껏 웃었고, 가족들과 대화하는 시간도 늘어났고요, 힘들 때 뭐라도 해보라는 말은 그런 의미인가 봅니다. 평소 못 보았던 쪽으로 시선을 돌려 익숙한 틀에서 벗어나는 것, 용기가 필요하지만 꼭 시도해보길 권합니다. 여태 몰랐던 새로운 감정과 만나게 될거예요.
(209쪽)
감정소모는 나의 업무효율을 떨어뜨린다. 차라리 그 시간에 업무에 초점을 두고 빨리 끝내는 편이 낫다. 나에게 행복을 주는 일에 시간을 쓰고 싶다. 내게 소중한 사람들에게 관심을 갖고,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더 에너지를 쓰고 싶다. 그게 나의 건강을 위해 좋다.
<외로움 수업>의 마지막 장은 '외로움이 찾아오면 반갑다고 전해주세요'입니다. 칼럼 사건 이후 김민식 작가님은 처절하게 외로워지기로 합니다. 고독해지니 비로소 본인을 발견했다는 작가님. 사람들이 미워하고 원망하는 자신을, 자신까지 원망하니 너무 가여워 보인답니다. 그래서 자신을 챙겨주기로 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매일 반복하고, 읽고 싶은 책을 마음껏 읽었다 하세요. 남눈치를 보느라 자신을 잊고 살았던 시간, 외로움을 통해 작가님은 자신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하세요.
각종 SNS와 온라인상의 글들로 잠시라도 편할 날 없는 요즘. 저는 아직까지 처절하게 외로워져보진 못했어요. 무엇보다 먹고 살아야한다는 핑계로 일을 그만둘 수는 없으니까요. 작가님만큼은 아니지만, 최근 저 역시 마음적으로는 외로움을 겪고 있었어요. 부정과 긍정의 싸움이 끊임 없이 반복되고 있었죠. 하지만, 작가님의 글을 읽으며 외로움과 싸우면 안되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외로움 역시 자신의 감정이며, 이는 지친 저를 위한 방어수단의 일종이기 때문이었어요.
이제부터라도 외로움이 온다면 싸워서 이겨낸다기 보다 외로움을 받아들여 보려 합니다. 우울과 좌절의 외로움이 아닌 지쳤기에 조금은 쉬어가라는 그런 휴식의 외로움으로요.
(294쪽)
외로움이 찾아오면 반갑다고 해주세요. 이제 나를 온전히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이 온 겁니다. 다른 사람 눈치 살피고, 세상의 평가에 휘둘리느라 나를 잊고 살았는데, 그런 내가 나를 찾아온 겁니다. 이젠 나를 좀 돌봐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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