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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여행

일상을 하루하루 특별한 체험으로 만드는 방법 : 지금 인생을 라이팅 하라

by 춈덕 2022.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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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으로 즐기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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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기록하고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중, 고등학교 시절에는 다이어리를 사 하루 일과들을 간단하게 정리했고, 대학교 때에는 아이패드에 일과를 기록하기도 했어요. 그러다 2010년 네이버 블로그에 호주워킹홀리데이를 시작으로 여행 정보들을 기록하기도 했어요. 생각해보면 끝없이 계속 어딘가에 뭔가를 남기기를 좋아한 것 같더라고요.

그러면서도 멈추지 않았던 것 중의 하나는 '종이 노트에 일기 쓰기'였어요. 매일 쓰진 않았지만, 시간이 되거나 여유가 있을 때 일기를 썼는데, 단순한 일기를 쓰는 게 지겨울 때도 있었고, 어쩔 땐 의무감처럼 쓸 때도 있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도서관에서 메모에 관한 책을 몇 권 읽은 적이 있었는데, 그중 저와 스타일이 비슷한 노트 정리법이 있어 최근 몇 년 동안은 그 스타일로 노트를 정리하고 있는 중이에요.

그런데 올해 들어 다시 노트 쓰기에 뭔가 무료함과 함께 매너리즘 비슷한 상태를 겪게 되었어요. 거기에 개인적으로 좋지 않은 일들이 많아 도저히 노트에 쓰고 싶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반년 정도 기록을 멈췄는데, 일종의 현타가 왔다 할까요? 그렇게 기록 없이 지내다 최근 다시 기록을 해야겠단 생각이 들기 시작했어요. 독서를 통해 예전 기억도 다시 떠 올리고, 다시 한번 노트를 기록해보고 싶은 동기에 구입하게 된 책이랍니다.
<지금 인생을 라이팅 하라 / 오쿠노 노부유키 지음 / 김정환 옮김 / 북스마니아>


블로그,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각종 SNS가 너무 많은 요즘 시대. 많은 이가 자신의 삶과 모습을 그곳에 남기고 있어요. 저 역시 여러 SNS를 통해 제 근황을 알리고 지인들의 소식을 접하기도 하죠. 어떤 이는 실시간으로 자신의 상황을 SNS에 올리곤 하지만, 저는 며칠이 지난 후에 업로드할 때가 많아요. 여행이나 일정을 진행할 땐 최대한 그곳에 집중하려 노력해요. SNS에 올릴 사진을 찾기 위해 사진첩을 뒤지거나, 보정하는 시간을 보내고 싶진 않거든요. 물론 SNS활용은 개인마다 스타일이 다르니 누가 옳고, 그르다 할 수 없어요.

여행이 끝난 후 저는 SNS에 사진을 올리고 개인 일기장에 여행 사진 중 일부를 프린트해 일기장에 붙여 그 순간을 기록합니다. 예전에는 단순한 일기만을 적었는데, 《지금 인생을 라이팅 하라》를 읽은 후 노트 기록법이 바뀌었답니다. 여행지에서 나온 라벨과 책자, 명함 등을 이용해 '노트를 꾸미기' 시작했어요. 이 작업은 의무적으로, 일괄적으로 무료하게 쓰던 일기장을 조금 더 생동감 있게 만들어 주더라고요. 무엇보다 기록이라는 것이 '재미'가 있어 이제는 당연한 일과 중 하나가 되었답니다.

그리고 3개월에 한 번 정도 심심하면 제가 쓴 노트들을 꺼내 읽어보곤 해요. 이유는 없어요. 그냥 지난 분기에, 작년에는 난 어떤 삶을 살았는지 궁금해 읽어볼 때도 있고, 뭔가 예전이 그리워져 읽어 볼 때도 있거든요. 그러다 보면 혼자 웃을 때도 있고, 혼자 반성할 때도 있어요. 어떻게 보면 저 혼자만의 에세이라 할까요?

(82쪽)
노트에 글을 쓰고 자료를 붙이고 그것을 다시 읽어 자신의 행동을 조절하고 머릿속을 정리하며 체험을 되새겨 교훈을 얻음으로써 조금씩 성장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조금 구태의연한 표현일지 모르지만, 라이프로그 노트는 독서와 같은 '자신을 만드는 행위'이다.


저는 독서도 그렇고 기록도 그렇고 종이책과 노트를 선호한답니다. 왜 종이가 좋냐는 질문에 저는 '손맛'이라 말하곤 해요. 종이 책장을 하나씩 넘길 때의 감촉을 좋아하고, 키보드나 액정을 누르는 손맛보다 가위로 자르고 풀을 붙이는 그 손 맛이 좋아 여전히 아날로그를 스타일을 좋아해요.

아마, 어릴 적 공부하는 버릇도 이렇게 들어서 그런 게 아닐까 해요. "공부할 때는 눈만 쓰지 말고, 손을 함께 써라." 단어를 외우거나 공부할 때 눈으로만 읽기보다 직접 써 보면 학습효과가 두 배가 된다 그런 말을 많이 듣고 자란 탓인지, 저는 여전히 공부할 때 펜을 많이 끄적이는 편이에요. 아마 이런 습관이 종이에 더 친숙한 느낌을 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라이프로그 역시 종이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하는 이유예요.

(21쪽)
"라이프로그를 기록하기에는 종이 노트가 더 좋다."라고 단언한다. 이유는 하나다. "분위기'를 남길 수 있기 때문이다."
분위기. 달리 말하면 '현장감' 또는 '감각'을 남기기에는 디지털보다 종이가 더 낫다. 또한 그런 문장이나 사진으로 꾸민 힘든 정보, 즉 '분위기'야 말로 라이프로그의 핵심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매번 자르고 붙이고 그럴 수는 없어요. 왜냐면 매일 밖을 나가거나 여행을 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거기에 실내에서 작업하는 날에는 밖을 아예 나가지 않는 경우 많아요. 하지만 이런 생활도 조금씩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는데, 책에서 알려주는 기록법을 조금 적어드릴게요.

(115쪽)
행동기록은 너무 쌓이지 않도록 1,2 시간에 한 번 정도는 적기 바란다.

(121쪽)
-22:00까지, 밥, 돼지, 불고기, 무와 브로콜리 볶음, 호박, 된장국, 맥주@집
☆사흘 만에 마시는 맥주는 특히 맛있다. 밖에서 맛있는 맥주를 마시기 위해 집에서 맥주를 마시지 말도록 할까?
-23:00까지, 목록 텔레비전 '세계 다큐멘터리' 이슬람 원리주의 테러리스트를 밀착 취재
☆이 시리즈는 참 재미있다. 매일 자동으로 녹화되도록 설정할 수 없을까? 아랍과 관련된 르포를 좀 더 읽고 싶다.


저자는 1,2시간 정도 텀을 주며 행동을 기록하라 합니다. 길게 적기 보단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중요하다 해요. 단순히 밥을 먹었다가 아닌 반찬은 무엇이고, 어디서 먹었는지 정도를 더 적어 나중에 읽었을 때 기억을 쉽게 할 수 있도록 말이죠. 직접 해보니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특히, 바쁘다는 핑계로 반나절이 지나 적거나 저녁에 적게 되면 뭘 했지? 라며 계속 고민할 때도 많더군요.

굳이 자르고 붙이지 않아도, 시간별로 자신의 행동을 적고 느낀 점을 조금 쓰고 싶다면 하단에 느낀 점 까지 간단히 기록하면 굳이 어렵게 고민하며 노트를 기록하지 않아도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 역시 요즘은 노트를 들고 다니며 시간이 잠깐 남을 때 노트를 꺼내거나 메모지에 그 순간을 기록하는 습관이 생겼어요.


한동안 기록을 하지 않은 적이 있었어요. 그 이유는 너무 일관적인 내용과 형식, 거기에 좋지 않은 일이 많이 생겨 그 내용을 계속 적다 보니 어느 순간 쓰기가 싫어지더라고요. 쓰고 싶지도, 기억하고 싶지도 않은 일들을 굳이 기록을 남기기도 싫었고, 바뀐 내용 없이 반복되는 내용의 노트가 꼴 보기 싫어지더라고요. 아마, 자존감이 많이 무너지고 모든 것이 싫어진 때라 더욱 그랬던 것 같아요.

특히 SNS를 보면 다른 사람들은 다 잘 사는 것 같은데 나만 이러는 걸까? 는 자괴감이 많이 들 때가 있어 SNS를 그만두기도 했어요. 하지만 요 몇 달간 여러 책들을 읽으며 그 마음을 조금씩 고치고 다잡는 중이에요. 노트 쓰기 역시 특별한 것 없이 펜만 끄적이다 보면 제 인생이 너무 재미없는 것이 아닌가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아요.

분명 답답하고 화날 때도 있었지만, 노트 쓰기와 독서, 운동을 통해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는 제 모습이 최근에야 보이기 시작했거든요. 그리고 생각하곤 해요. 지금 순간의 감정도, 행동 모두가 제 인생이라고요. 그리고 어제와 다른 내용의 라이프 로그를 기록하는 것도 제 자신이 해야 한다는 것을요.

(201쪽)
이것은 내 인생관이지만, 살아간다는 것은 애초에 촌스럽고, 창피하고, 겉모습 따위에 신경 쓸 여유가 없을 만큼 힘든 것이 아닐까? 다른 사람이 세련되고 시원시원하게 사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잘 모르는 타인이기 때문에 그렇게 보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이든 일이 잘 풀릴 때에도 있으며 내면에 번민과 갈등을 안고 있다. 오히려 그런 인생의 어두운 측면과 싸우고 있기 때문에 대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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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이 아무리 멋진 노트를 만들듯, 그것이 연출된 것이든 아니듯,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 자신의 기분과 타협만 할 수 있다면,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자유롭게 노트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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