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으로 즐기는 세상
울산광역시
울산 가볼 만한 곳 중의 한 곳인 정자항북방파제 등대 다녀왔어요. 울산은 산업도시라는 이미지도 있지만, 관광으로는 '고래'가 유명한 곳이에요. 선사시대 벽화부터 설화 등 고래와 관련된 이야기 쉽게 접할 수 있는데요. 이날은 정자항을 지키는 '귀신고래등대' 구경 위해 방문했답니다.
울산광역시 북구 정자동 638. 내비게이션 따라 도착한 정자항은 꽤 복잡해요. 곳곳에 주차장 있어도 공간이 협소하고, 차량 통행이 많아 차들이 가다 서기를 반복합니다. 식사시간 때 방문은 피하길 추천!
어렵사리 주차 후 차에서 내리니 비릿한 항구 냄새가 코를 자극합니다. 어선이 수시로 드나드는 활기 넘치는 울산 정자항 연안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구입할 수 있어요. 어머님께서 미역을 구입하셨는데, 사장님께서 듬뿍 담아 주셔서 한동안 미역을 맘껏 먹었어요.
펄펄 끓는 물에 뿔소라를 삶은 후 이쑤시개로 살을 콕 찍어 알맹이를 꺼내 초장에 찍어 먹을 생각에 군침이 절로 돕니다. 뿔소라뿐 아니라 문어 등 갓 잡은 싱싱한 해산물 가득한 부두 연안. 정자항 둘러보시고 집에 갈 때 필요한 해산물 구입하는 것도 나쁘지 않으니 한 번 구경하셔요.
울산 당일치기 코스 귀신고래 등대까지 이어져 있는 길 바로 옆으로 배들이 정박한 부두가 있어요. 파란 하늘과 너무도 잘 어울린 부두를 걸어봅니다.
등대의 끝자락에 도착하니 멀리 빨간색의 고래 등대가 보입니다. 귀신고래라 불리는 고래를 본뜬 울산 데이트코스 정자항 북방파제 등대. 등대여권의 재미있는 등대에 포함되어 있는 곳으로 등대 스탬프 투어로 많은 분이 방문하는 곳이기도 해요.
울산 여행 장소인 귀신고래등대는 울산 북구 12경 중 한 곳이에요. 등대 가까이 다가갈수록 점점 커지는 등대의 크기에 압도되었어요. 빨강의 고래 등대와 파란 하늘이 너무도 잘 어울렸어요.
고래의 꼬리에 붙은 따개비(?)까지 디테일을 살린 등대의 모습이 멋집니다. 스케일과 디테일을 모두 채운 귀신 고래등대. 섬세한 부분까지 신경 써 등대를 제작한 것에 감탄해 봅니다. 제가 자주 방문하는 김민식 작가님의 블로그에 방콕 여행 포스팅에서 ≪스케일과 디테일≫에 대해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저는 스케일과 디테일을 겸비한 삶을 살고 싶어요. 젊어서 일할 땐 스케일이 중요하죠. 큰 회사에서 큰 일을 맡는 게 목표고요. 은퇴 후엔 디테일을 살립니다. 하루하루 소소한 즐거움의 디테일이 있는 삶. 인생에서 스케일과 디테일은 둘 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인생의 스케일을 키운다고, 너무 일만 벌이다 보면 속 빈 강정이 되기 쉽고, 디테일에만 집착하면 삶의 영역이 좁아듭니다. 둘 다 잘하기는 쉽지 않지만, 그래도 노력은 하고 싶어요. 스케일과 디테일이 있는 삶."
<김민식 / 공짜로 즐기는 세상 블로그>
저 역시 스케일과 디테일을 모두 있는 삶을 살고 싶어요. 지금 당장은 어렵지만, 하나씩 제 일을 하다 보면 언젠가는 그런 순간이 오지 않을까요?
고래 등대에 앉아 한동안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봅니다. 딱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뭐라 할 사람 없는 여행. 사실, 이날은 등대 방문 외에는 다른 일정 아무것도 잡지 않았어요. 시간에 쫓길 일이 없다 보니 여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이 순간이 너무 좋습니다.
붉은 고래 등대 건너편에는 흰색의 고래 등대가 세워져 있어요. 등대는 두 개가 한 쌍인 것 알고 계시나요? 어디서든 흰색과 빨강의 등대로 구성되어 있는 것도 특징이에요.
울산 대표 항구인 정자항은 천연기념물 제162호인 귀신고래가 새끼를 낳기 위해 이동하는 경로였데요. 울산을 관광하다 보면 선사시대 바위그림에 고래가 그려져 있는 것 어렵지 않게 볼 만큼 과거에는 이곳에 고래가 많았다 해요. 그래서 울산의 상징이자 콘텐츠로 고래를 많이 활용하는 중이랍니다.
출항했던 어선이 돌아옵니다. 흰고래가 무사히 돌아온 어선을 반갑게 맞이해 주는 것 같아요. 만선의 꿈을 안고 나갔던 어선인데 꿈을 이뤘을지 궁금하군요. 돌아올 때 선상 위에 물고기로 가득 채워져 있으면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요? 저 역시 개인사업을 하니 일이 잘 풀리 때의 기분이 어떤지 너무 잘 알아요.
개인 사업을 하면서 느낀 점 중의 하나가 일희일비하지 말자는 것이었어요. 매일 일이 많고, 잘 풀리면 좋겠지만 항상 그럴 수 없어요. 인생지사 새옹지마라 하기도 하죠. 잘 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지만, 언제나 태도는 제대로 하자고요. 일이 있든 없든 언제나 제 일에 최선을 다하고 열심히, 잘하자는 마음으로 제 일을 하고 있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 멋진 일이라 생각해요.
부두 반대편의 바다를 바라보곤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아무래도 부두 쪽은 바닷물이 조금 탁한데, 방파제로 건너편의 바다는 너무도 깨끗했기 때문이에요. 약 20미터 정도의 방파제 벽이 있을 뿐인데, 물의 색이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요? 맑다 못해 바닥이 훤히 보이는 깨끗함에 기분이 훨씬 좋아졌어요.
어머님께서 등대 구경이 끝난 후 조금 전 지나쳤던 부두로 다시 돌아오셨어요. 건어물 사지 못했던 것이 못내 아쉬우셨나 봅니다. 반건조 오징어와 가자미를 두 손 가득 구입한 어머님. 덕분에 한 동안 가자미조림을 실컷 먹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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