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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여행

우린 그를 살인자가 아닌 영웅이라 부릅니다 : 영웅

by 춈덕 2023.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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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여행


"누가 죄인인가!"

2018년, 대구에서 뮤지컬 <영웅>의 공연 소식을 알리기 위해 PR영상 제작하던 중 스피커에서 퍼져 나오는 웅장한 음악과 노래 가사에 편집하던 손을 멈췄어요. 그리곤 <누가 죄인인가>를 숨죽여 본 적이 있어요. 가사와 노래가 너무 가슴에 와닿았던 것이죠. 기회가 된다면 뮤지컬을 직접 보고 싶었지만, 이런저런 핑계로 결국 못 봤어요. 그러다 22년 12월, 이 뮤지컬이 영화로 개봉을 한다는 소식에 냉큼 극장으로 달려가 영화 <영웅>을 보고 왔었답니다.
< 영웅 / 윤제균 감독 / 정성화 주연 / 김고은 주연 등 다수>


영화 <영웅>은 대한민국의 위인 중 한 명인 안중근 의사의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사건인 "하얼빈 의거"를 다룬 영화입니다. 이 영화의 특징은 바로 뮤지컬 형식의 영화라는 것이었어요. <맘마미아>, <레미제라블> 등의 유명 영화 덕에 뮤지컬 영화가 낯설지는 않아요. 하지만 한국에서 뮤지컬 영화는 사실 거의 처음이라 생각해도 될 정도로 새로운 시도의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저는 <맘마미아>, <레미제라블> 등 노래가 있는 뮤지컬 스타일의 영화를 좋아합니다. 음악은 영화가 끝나도 오랫동안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경우 많은데, 특히 뮤지컬 영화는 음악의 여흥이 더 남을 때 많아요. 음악이 나오면 자연스레 그 영화 장면과 스토리가 생각날 때 많죠. 그러다 보니 저는 인도 영화인 발리우드 영화도 많이 보게 되더라고요. 영화 영웅 역시 <누가 죄인인가>만 듣고 보게 되었으니 음악의 효과는 성공한 셈 아닐까요?

하지만, 스토리를 음악으로 풀어낸다는 것은 연기를 하기에도 바쁜 배우들이 뮤지컬을 위해 노래와 안무까지 해야 하는 보통 작업이 아니에요. 거기에 뮤지컬 영화는 호불호 크게 나눠지더군요. 제 친구들 중에도 뮤지컬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친구가 있어 물어봤어요. 이유는 간단했어요. 연기를 하다 춤을 춰버리면 영화의 몰입도가 깨질 때도 있고, 가끔은 노래와 춤이 너무 오글거린다는 말도 있더라고요.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영화 장르인 만큼 뮤지컬 영화는 모험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중근"이라는 역사적 인물의 이야기이자,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인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한 영화이기에 주제가 너무 좋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제가 이 글을 쓰는 와중에도 100만 관객 돌파라는 기사를 봤답니다. 흔히 말하는 '국뽕을 차오르게 하는 영화'란 평을 많이 받고 있군요.


저는 감상문이나 평을 적을 때 최대한 긍정적인 부분만 적으려 노력해요. 왜냐하면 말 그대로 주관적인 글이잖아요. 저에겐 재미없는 부분이 누군가에겐 재미있는 부분이 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최대한 정보만 전해주고 결과는 블로거님들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 생각해요.

안중근이라는 역사적 인물을 다룬 만큼 영화의 결말은 모두 알고 있는 영화입니다. 다만, 극적 연출을 위해 실존하지 않는 인물을 추가하거나 사건들을 넣은 부분도 많은 것 같아요. 인터넷으로 평을 보니 아쉽다는 평이 많이 보이더군요. 아무래도 스토리를 순차적으로 진행되는 영화와 달리 뮤지컬은 그 상황과 분위기에 따라 노래가 나올 때 많아요.

그렇게 되다 보니 흐름이 끊길 때가 많더라고요. 이토히로부미를 저격하기 전 안중근 의사의 내면을 표현하거나, 설화라는 인물의 내면을 표현할 때 노래를 부르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영화가 길어질 수밖에 없을 때 많죠. 하지만 이 덕분에 조금 더 인물에 대해 몰입을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저 역시 아쉬움이 남는 부분도 있었고, 굉장히 몰입하는 부분도 있었어요.

"대한의 국모 명성황후를 시해한 죄, 대한의 황제를 폭력으로 폐위시킨 죄, 을사늑약과 정미늑약을 강제로 체결케 한 죄, 무고한 대한의 사람들을 대량 학살한 죄"

"누가 죄인인가, 누가 죄인인가"

"조선의 토지와 광산과 산림을 빼앗을 죄, 제으일은행권 화폐를 강제로 사용케 한 죄, 보호를 핑계로 대한의 군대를 강제 무장해제시킨 죄, 교과서를 빼앗아 불태우고 교육을 방해한 죄"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이 실제 우리에게 행한 일들입니다. 웅장한 배경음에 또박또박 너무도 잘 들린 정성화 배우의 독백. 듣고 있는 동안 가슴 속에는 뭔가 타오르는 느낌이 들었어요. 보호라는 덮개 속에 숨은 일본의 만행들. 일본은 여전히 자기들 덕분에 대한민국이 발전하고 있다 말하곤 합니다.

서구에 비해, 다른 아시아에 비해 대한민국의 발전이 느렸던 것은 사실이에요. 하지만 발전이 느리다는 이유로 다른 국가로 부터 침략을 받을 명분은 되지 못해요. 우린 우리대로 살고 있고, 우리대로 조금씩 발전하고 있으니까요. 노래를 들으면서 국사시간에 배운 사건과 연대기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조금씩 잊고 있던 애국심이 다시 한 번 떠 올려봅니다.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영상 효과를 보게 될 수 밖에 없는데요,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부분은 이야기에서 다른 이야기로 넘어갈 때 사용한 장면 효과 방법이 마음에 들었어요. 이 영화는 원래 2020년에 개봉하려다 22년이 되어서 개봉을 했어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유행한 장면 효과 전환 방식이 있거든요.

저 역시 영상을 만들면서 그 효과들을 많이 썼는데, 영화에서 보고 있으니 또 영상을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지금은 영상 제작회사를 퇴사했지만, 앞으로도 계속 취미로, 개인적으로 영상을 제작할 것이기에 이런 효과들 유심히 보고 기억해 둡니다.

대한민국의 뮤지컬 영화의 시작이라 생각하는 <영웅>. 다양한 장르의 영화 제작으로 세계로 더 뻗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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