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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여행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라면 나와 결혼할까?

by 춈덕 2022.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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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는 내가 왜 좋아?'

'어떻게 설명은 못하겠는데, 너라는 존재가 너무 좋아'

연애 초반, 여자 친구가 제게 많이 하던 질문 중 하나였어요. 사실, 근사한 말을 해주고 싶은데 딱히 제 어휘력과 순발력이 뛰어나지 않아, 어떻게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여자 친구의 존재 자체만으로 좋다 하면 그래서 어느 부분이 좋냐 하며 되묻곤 합니다. 외모만 좋은 것도 아니고 내면도 좋고, 무엇보다 함께 한다는 것이 모두 좋은 연애였어요.

분명 이 친구의 매력에 끌려 좋아하게 되고 사랑하게 된 것인데, 도대체 이 느낌을 제대로 설명할 수 없음을 답답해 하곤 했습니다. 그 느낌이라는 것이 뭔지 언제나 궁금증이 남아 있었어요.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그 느낌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해답을 찾을 수 있었어요.

<나라면 나와 결혼할까 / 후이지음 / 최인애 옮김 / 미디어 숲>


(16쪽)
왜 나를 사랑해?
그가 물었을 때 나는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곰곰이 생각해보았지만 딱히 떠오르는 게 없었다. 외모? 키? 직업? 수입? 모두인 것 같기도, 전부 다 아닌 것 같기도 했다. 사랑은 끌림에서 시작된다지. 그럼 나는 그의 무엇에 끌렸을까?
"그래, 아마도 나는 그의 품위에 끌렸을 것이다."

가슴이 뻥 뚫리는 듯했어요. 그랬어요. 그 사람에게 끌리고 사랑한 이유가 바로 그 사람의 품위 때문이었던 것이었어요. 어른께 대하는 모습, 일을 임하는 자세, 친구들과의 관계 등 제 눈으로 본 그 사람의 행동과 생각 등 모든 것을 그 사람의 '품위'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겠더라고요. 눈에 보이거나 보이지 않는 모든 품위가 그 사람을 만들었고, 그 사람에게 저는 끌렸던 것이었어요.

이 품위를 통해 상대는 그 사람과의 관계를 생각하곤 합니다. 내가 이 사람과 잘 지낼 수 있을지, 아니면 못지낼지를요. 저 역시 일적으로나 개인적으로 많은 사람을 만나보면 저와 맞는 사람이 있고, 맞지 않는 사람이 있어요. 그 사람의 행동과 말투에서 그것이 느껴지는데 바로 이 모든 것이 품위, 조금 더 쉽게 말하면 흔히 말하는 '인성', '성품'이 아닐까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내 결혼 배우자는 이런 직업에, 이 정도 재력에, 외모는 어땠으면 좋겠어'

가끔 친구들을 만나보면 자신의 연애 상대 또는 결혼 배우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곤 합니다. 하지만 친구들이 원하는 배우자의 조건을 듣다 보면 머릿속에서 이런 질문을 하고 싶어 질 때가 있어요.

'그럼 너는? 경력과, 적금, 저금 등은 다 준비해뒀어?'

본인은 퇴사한지 1년이 넘었는데, 재취직 준비를 노력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은채 새벽까지 술 마시고, 주말엔 늦잠 자곤 또 친구들과 놀다 또 술 마시는 그런 모습을 저는 많이 봤어요. 이 친구만의 속사정이 있을테지만, 제가 현재 바라보는 친구의 모습으로 만약, 내가 지금의 이 친구와 결혼한다면? 이란 생각을 해보면 결혼을 하기 쉽진 않을 것 같더라고요.

이 친구가 잘못되었다 탓하는 것은 아니에요. 지구촌 인구 70억 시대, 70억 개의 삶의 스타일이 있고, 각자의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는 법이니까요. 조건 없이 사랑만으로 결혼할 수 있다면 이 세상 사람들은 모두 행복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상대에 대한 조건을 만들어뒀으면 본인 역시 그 조건에 어느 정도에 부합하는 사람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는 생각을 해본답니다. 이 책에 이런 내용이 있어요.

(37쪽)
누가 나한테 시집올지 몰라도 어쨌든 다 자기 집에서는 꽃처럼 귀하게 자란 딸이니까, 그런 사람에게 시집오라 말하려면 적어도 나를 선택해도 좋을만한 이유는 줘야 하지 않겠어요? '아, 이 사람이라면 평생을 같이 살아도 괜찮겠다' 하는 확신 말이에요. 일단은 그런 믿음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제 목표예요.

그렇습니다. 누구나 집에서는 귀하게 자란 아들∙딸이에요. 그 귀한 사람들과 일평생을 함께 하려면 본인 역시 그만큼의 귀한 사람이 되어야 떳떳하게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너무 준비만 하다 보면 기회라는 것을 오히려 놓칠지도 몰라요.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그 기회가 오기 전에 어느 정도의 준비는 해 둬라는 그런 뜻이라 생각해요. 여러분은 어느 정도의 준비가 되어 있으세요?


얼마 전 넷플릭스에서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다시 보기 시작했습니다. 극 중에 조정석 배우가 맡은 역할인 이익준은 의사로 나옵니다. 익준은 결혼 후 아들(우주)과 함께 살고, 아내(혜정)는 독일에서 자신만의 커리어를 쌓으며 가족보단 자신의 삶을 살았어요. 어느 날, 익준은 혜정으로부터 이혼을 요구받게 되었는데, 혜정에게 다른 남자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두 사람은 이혼을 하게 됩니다.

이혼 후 익준은 의사생활과 우주의 육아에 집중하며 자신의 삶을 살았어요. 하루는 본인의 환자 중 남편에게 간이식을 받은 여성이 입원을 합니다.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 환자는 바람난 남편의 간으로는 인생을 살고 싶지 않다며 익준에게 치료를 거부합니다. 환자의 이야기를 듣던 익준은 자신 역시 아내가 친구와 바람났고 이혼을 하게 되었다며 자신의 이야기를 해줍니다. 자신 역시 이혼 후 많이 비참해지고 힘들어 술도 계속 마시고 자신을 망치는 일을 많이 했다는 익준. 그러던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답니다.

'시간이 아깝다'

만남이 있으면 이별이 있는 것은 삶에서 당연한 이치입니다. 하지만 이 이별을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것은 개인마다 달라요. 저 역시 여러 이별을 경험했고, 여러 방법으로 이별의 아픔을 잊거나 극복하려 했던 적 많았어요. 하지만 몇 번이나 겪는 이별이라도 여전히 적응이 되지 않고 힘들더군요. 이별에는 시간이 약이라는 말도 많이 하고 저 역시 많이 들었어요.

이별의 상처가 완전히 아물 순 없어도 시간이 지날수록 흐려지거나 묻어두고 삽니다. 그러나 그 시간은 사람마다 달라요.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냐에 따라 자신의 삶이 달라진다 생각합니다. 저 역시 이별 초기에는 술∙담배로 밤을 지새운 적도 있어요. 하지만 어느 순간 스스로의 몸을 망친 자책감과 무의미하게 보내버리는 시간들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래서 책을 읽거나 여행을 떠나거나 해보지 못했던 체험을 하게 되었어요. 이런 활동을 통해 자존감이 조금씩 회복되면서 지금의 저에 적응하곤 했었어요.

(83쪽)
눈물과 슬픔에 사로 잡혀 시간을 낭비하는 대신, 자신의 부족함을 돌아보고 더 나은 자신으로 성장할 기회를 찾을 수도 있다. 살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시기에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 진짜 인연을 만나게 된다. 그러니 떠나간 옛사람이 아니라, 다가 올 그 사람을 위해 지금의 나는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이별과 추억이라는 과거의 늪에 빠져 자신을 망치고, 헤쳐 나오지 못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제는 조금은 그 늪을 벗어 나오시길 바랍니다. 자신에게 부족한 점이 있다면 그 부족함을 채우는 만큼 성장하는 것이 사람입니다. 어제 보다 나은 오늘, 그리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언제나 노력하는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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