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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브런치 카페

임재성 지음 / 프롬북스



  책의 제목에서부터 뭔가 달달한 향으로 인문학을 접할 수 있을 것 같아 읽게 된 책.  역시 생각했던 대로 어렵지 않고 한 장, 한 장이 유익하고 나를 돌아보는 내용이 가득했다. 고민 한 모금, 깨달음의 한 조각으로 잠깐 인문학 산책을 떠나 본 [인문학 브런치 카페].


인문학이라는 말을 들으면 얼핏 지루하고 어렵다는 느낌이 들 수 있는데, 이 책을 읽는 동안 그런 느낌은 한 번도 들지 않았다. 오히려 다음 장은 또 어떤 내용으로 독자를 즐겁게 해줄까? 는 생각으로 책장을 한 장씩 넘겼다. 챕터마다 작가의 경험과 그 경험을 바탕으로 과거 선인들의 언행을 비교, 비유한 덕분인지 더욱 쉽게 이해된 부분이 많았다.





  요즘 일을 쉬고 있어 취직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다 보니 매번 뭔가를 서두르게 되고, 제대로 집중도 못 했었다. 하지만 이 책 덕분인지, 조금은 여유가 생긴 것도 사실이다. 과거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생각과 걱정은 그렇게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삶의 질은 그때보다 좋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자신에 대한 성찰과 삶에 대한 고찰은 몇백 년이 지나도 여전히 연구의 대상이라는 점은 변화 없다는 것이다.


어릴 적 비디오와 최근에 내 모습이 찍힌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영상을 보는 동안 내 말투가 꽤 거슬렸다. 말은 하고 있지만 뭔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고, 호흡도 제대로 되지 않아 영상을 보고 있는 당사자인 내가 민망할 정도로 산만한 내 모습이 찍혀 있었다. 여유는 느껴지지 않고 뭔가에 쫓기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생각해보면 나는 항상 그랬던 것 같다.


생각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채 말을 이어가고, 그러다 보니 후에는 내가 무슨 말을 했고, 어떤 식으로 말을 했는지 생각나지 않는 경우가 허다했다. 일상생활에서 조차 이 정도로 산만한 대화가 이어지는데, 발표나 공식적 자리에선 어땠을지... 안 봐도 비디오다... 몇 번이나 말을 천천히 하고 생각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졌지만, 어디까지나 생각만 할 뿐, 노력은 전혀 하지 않아 경솔한 말과 행동이 최근까지 이어졌던 것도 사실이다. 이 책에서도 경솔한 말과 행동에 대해 언급된 부분이 많았다. 그중 영국의 작가 에드워드 불워 리턴의 말을 인용한 부분이 있다.


"좋은 음식이라도 소금으로 간을 맞추지 않으면 그 맛을 잃고 만다.

음식에 간을 맞추어야 하듯 모든 행동도 음식과 같이 간을 맞춰야 한다.

음식을 먹기 전에 간을 먼저 보듯이 행동을 시작하기전에 먼저 생각하라.

생각은 인생의 소금이다."


  생각을 거치지 않은 말이 때론 친구들과의 우정에 금을 가게 하기도 했다. 굳이 하지 않은 말을 해 친구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그리고 왜 그런 말을 했는지 나 스스로 자책감에 빠진 경우도 많았다. 그럼 어떻게 생각을 정리하고 말을 전해야 할지 고민하던 내게 역시나 책은 소크라테스와 친구의 대화로 간단히 정리해줬다.


"이보게 소크라테스, 이럴 수가 있나? 방금 내가 밖에서 무슨 말을 들었는지 아나? 아마 자네도 이 이야기를 들으면 깜짝 놀랄 거야. 그게 말이지..."

이때 소크라테스가 말을 가로막고 말합니다.

"아직 말하지 말하고 잠깐만 기다리게, 자네가 지금 급하게 전해주려는 소식을 체로 세 번 걸렀는가?"

그 사람은 소크라테스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되물었습니다.

"체로 세 번 거른다는 게 무슨 말인가?"

"첫 번째 체는 진실이네. 그 지금 말하는 내용이 사실이라고 확신할 수 있나?"

"아니네, 그냥 거리에서 들은 이야기라네."

"그럼 두 번째 체로 걸러야겠군. 그럼 자네가 말하는 내용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최소한 선의에서 나온 말인가?"

그 말에도 상대방은 쉽게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세 번째 체로 걸러야겠군. 자네를 그렇게 흥분하게 만든 소식이 아주 중요한 내용인가?"

"...."

"자네가 나에게 전해주려는 소식이 사실도 아니고, 게다가 선의에서 비롯된 마음으로 전해주려는 것도 아니고, 더구나 중요한 내용도 아니라면 나에게 말할 필요가 없네. 이런 말은 우리의 마음만 어지럽힐 뿐이네."


  소크라테스의 말에 탄성이 절로 나왔다. 특히 생각 없이 급히 말을 전달하기에 바쁜 내겐 너무나 와 닿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요즘처럼 SNS가 발달한 시대에 누구에게나 해당하는 말이 아닐까 한다. 미처 진실을 확인하기 전에 누군가의 가십거리를 위해 무조건 좋아요와 공유 버튼을 누르기 바쁜 시대. 이렇게 소크라테스의 말은 더욱 와 닿을 수밖에 없었다.


  어느덧 독서는 책의 마지막 장에 다다랐다. 인문학이란 좋은 학문임은 틀림없지만, 그냥 좋은 책이었다는 느낌만 가지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백 년간의 지식과 지혜가 담긴 만큼 단순히 독서로 끝내기보단 이를 내 삶에 적용해야 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책은 나의 삶의 이정표의 역할을 해줄 순 있어도 내 삶을 대신 살아줄 수도 없고, 또 책이 현실의 도피 수단이 되어서도 안될 듯 했다. 소크라테스, 데카르트, 헤르만 헤세 등 많은 선인이 남긴 명언들과 그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그들의 모습을 바탕으로 현재의 문제를 해결해야 진짜 이 책의 힘이 발휘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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